2013년 5월 2일 목요일

adult[야설] 난륜여행(亂倫旅行) -21부


▣ 제 21 회 파국(破局)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의 좌석에 푹 파묻혀 있는 나의 몰골은 마치 패잔병처럼 을씨년스러워 보였
다. 아니, 어쩌면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오고 있는 발걸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씁쓸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살아온 세월 어언 사십년,
불혹의 나이를 맞은 지금, 비록 시정잡배처럼 보낸 지난날들이긴 했으나 그건 다만 열심히 노력해
재산 모으고 가족들 편히 살게 만들기 위한 방편이었을 뿐, 남에게 폐 끼친 적 없고 힘든 일 싫은 내
색 한번 않고 가족 친지를 도우며 지나온 시절이건만, 내게 이런 경우가 생기리라 고는 상상 조차도
하지 않았다.
하기야, 이곳저곳 뿌리를 내둘리고 돌아 다녔으니 내 탓이지 누굴 원망하랴만, 내가 직접 겪고 보니
썩 좋은 기분이 아닌 것은 어찌 할 수 없었다.
* * * * * * * * * * * * * * * * * *
“ 얘야, 네 형부 오늘 도착하는 날이 아니니? ”
“ 맞아요, 오늘 저녁 비행기로 도착 한다고 했어요. ”
“ 내가 백서방에게 주제넘은 짓을 한 것 같구나. 괜히 미국에 가서 니 언니를 데려 오도록 부탁 말
을 해가지고…. ”
“ 엄마, 언니가 그곳에서 어찌 지내고 있데요? ”
“ 그 미국 놈과 살고 있댄다. 허허 참, 내가 키워도 너무 잘못 키웠지!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지년
하고 싶다는 것 다 들어주며 키웠더니…, 커서도 저리 말썽을 부리는구나! ”
“ 왜 그랬대요? ”
“ 지 딸들 잘되게 하려면 미국 시민권을 얻어야 한단다. 그래서 제임슨가 문가 하는 그 미국 놈 꼬
여서 산다는 구나. 미친년…, 꼬셨는지 꼬였는지 알 수가 있남? 그리고 그게 어디 지 딸이냐 백서방
딸이지. 허긴 똑 같아…, 아이들도 이제 미국사람 된다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 난리란다. 그 어미에
그 딸이지! ”
“ 형부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요? ”
“ 어떻게 해? 내가 죽일 년 되는 거지. 괜히 백서방에게 미국 가서 니 언니 데려 오라고 사정만 안
했더라도 우선은 모르고 지났을 것을, 괜히 다녀오라고 통 사정을 해기지고는…. 어허 참,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
“ 엄마가 언니에게 전화해 형부 미국산다고 귀띔이나 해주지 그랬어요? ”
“ 이것아! 내가 니 언니에게 전화해 미리 알리고, 백서방 미국 가는 일 당분간 말리려고 했지. 그런
데 백서방이 막무가내 다녀온다는 걸 내가 어떡하니? 그렇다고 니 언니사정을 내입으로 말할 수도 없
고! ”
“ 엄마, 가족들에게 우선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 까요? ”
“ 그래, 알려야지. 알리고 의논 해야지. 내 지금 당장 이야기 해야겠다. 모두 모이라고 전화 좀 넣
어라. ”
“ 알았어요, 엄마! ”
이제 스물다섯 된 막내처제가 걱정스럽게 장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처가 식구들 중 가장 마음이 여리고 착한 막내처제다. 넉넉한 살림이 큰오빠기 다 까먹고 장모님 고
생한다며 대학 졸업 때까지 제 손으로 학비를 벌겠다며 꼬박꼬박 아르바이트해 등록금 충당하고, 졸
업 후 취직을 해서는 받는 월급을 몽땅 장모님에게 맡겨 나중 시집갈 때에도 장모님께 결혼비용 걱정
안 시키겠다며 용돈 타 쓰는 정말 알뜰하고 참한 아이였다. 그런 처제였기에 내 처지가 더욱 애틋하
게 다가온 것이다.
“ 니 형부 얼마나 상심이 되겠니? 네가 공항으로가 백서방 마중하거라. ”
“ 엄마도…, 제가 가서 무슨 말을 해요. 괜히 쑥스럽기만 하지. ”
“ 그래도 네가 백서방을 제일 잘 따르고 했잖니? 어미 대신 좀 다녀오너라. 백서방 혼자 공항에서
서성거리다 보면 얼마나 서운한 마음이 들겠니? ”
“ 알았어요, 엄마 제가 다녀올게요. ”
* * * * * * * * * *
공항의 출구로 줄이어 나오는 승객들 사이에 고개를 푹 숙이고 힘없이 걸음을 옮기는 나를 발견한 처
제가 소리쳐 불렀다.
“ 형부, 저예요. 잘 다녀오셨어요? ”
“ 어… 처제, 처제가 어쩐 일이야? ”
“ 엄마가 형부 마중하라고 보냈어요. 어서 나가요. ”
내 팔짱을 끼며 서둘렀다.
“ 장모님께서? 장모님이 어떻게 내가 도착할 시간을 알고 처제를 보냈지? ”
“ 언니한테서 전화가 왔었어요. ”
“ 허허허, 언니가 전화를 했어? ”
웃음소리가 공허하게 들렸다. 처제가 긴장을 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팔을 끌었다.
“ 형부, 빨리 가요. 제가 커피 사드릴게요. ”
금방 내속을 짐작하는 처제였다. 우울해지려는 내 마음을 풀어 주려는 처제의 호들갑스러운 행동이었
다.
“ 커피? 처제가 사주는 커피라면 맛있게 마셔야지. 갈까? ”
처제에게 이끌려, 날은 벌써 이미 깜깜해진 공항을 빠져 나왔다.
비행기에서 시달린 피곤한 몸을 처제가 운전하는 승용차의 뒷좌석에 뉘여, 눈을 지그시 감았다.
어두운 밤길, 휙휙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국도의 가로등이 지난날의 기억을 되살렸다.
* * * * * * * * * * * * * * * * * *
집사람과의 즐거웠던 한 때, 그러나 그 시절에도 집사람의 강한 개성은 언제나 표출되었다.
나보다 더 자신의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 했으며 자신이 하고픈 일은 언제나 꼭 해야만 했던 아내의
편협한 성격 때문에 나와 가끔은 다투곤 했었다.
나는 나의 일상을 고집했고 집사람은 집사람의 생활을 아무런 불편 없이 영유하는 것을 우리 둘은 서
로를 이해 한다는 명분으로 간섭을 하지 않았기에 별다른 의견 충돌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끔 아내가 친구들을 만난다며 외박을 하거나, 딸아이의 영어 과외에 매달려 집안일은 아예
팽개치고는 그 미국 놈과 나다닐 그때에 고성이 오간 적은 있었다.
난, 지금까지 외박을 한 적은 없다. 짧은 잔머리 굴리기였지만 아내에게 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
조심스러운 나의 행동이었고, 특별히 처가에 성심을 다해왔던 것도 사실이었다. 때문에 우리 부부사
이에 언쟁이 벌어지면 언제나 처가의 가족들은 착한 백서방 그만 닦달 하라면서 내편이 되었다.
그렇기에 지금 벌어진 이 상황도 처가의 가족들은 오히려 나를 더 측은히 여겨 내 눈치만 살피고 있
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 서운하기는 하나 아내와 완전히 헤어졌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홀가분하게 다가왔다. 서
로가 너무나 다른 성격을 지녔기에, 이제는 각자가 서로의 삶을 영위하도록 자유로워졌다는 그 시원
함이 마음을 편하게 만든 탓이었다.
“ 형부,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하게 하세요? ”
차를 탄 후 한마디 말도 없이 조용히 앉아있는 나를 룸미러를 통해 바라보며 말했다. 착잡한 마음일
거라 생각해, 상념에 잠긴 나를 방해 않으려 한참을 기다리다 나의 침묵이 너무나 길어지자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고 말을 건 것이다.
“ 어… 처제, 잠깐 졸았나 보다. 여기가 어디지? ”
“ 해안도로로 접어들었어요. ”
“ 커피 사준다 하지 않았어? ”
“ 그랬는데 형부가 잠들었었잖아요? 저기 길가에 통나무집 커피숍이 있어요. 차 한잔 하고 가요. ”
차를 커피숍 주차장으로 넣었다.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는 실내로 들어서 자리를 잡고 마주 앉으며 처제가 말했다.
“ 형부, 어떡해요? ”
“ 뭘 어떡해? ”
“ 저도 알아요. 엄마가 저에게 말해 줬어요. ”
“ 장모님께서? 그럼 장모님에게는 언니가 알렸겠구먼. 장모님도 참, 그게 뭐 좋은 일이라고 처제에
게까지 이야기를 했지. ”
“ 형부 위로해 드리라고 엄마가 절 공항에 내 보냈는걸요. ”
“ 그럴 필요 없었는데… 괜히 처제 고생 시키고. ”
“ 어머 형부, 그럼 제가 마중 나와서 싫다는 거예요? ”
토라진 척 눈을 흘기는 처제의 얼굴에 상큼한 매력이 흘러 지나갔다. 순간 처제가 갑자기 여자로 보
였다. 어릴 때부터 보아온 처제였으나 여자의 향기를 느껴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 아니, 뜻밖에 처제가 와주어 고마워! ”
당혹한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 얼른 커피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 형부, 언니 때문에 죄송해요. 엄마도 걱정 많이 하고 계세요. ”
마음을 달래려 했다. 굳어 있는 나의 표정이 언니에게 받은 상심 때문이라 생각해 자신이 언니를 대
신해 위로 하려는 고운 마음이었다. 예전부터 그런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던 처제였다.
“ 처제가 죄송할 게 뭐가 있어? 그리고 장모님도. 다 내가 못난 탓이지. ”
“ 아니에요. 엄마도 형부처럼 다감한 사람은 없다 하셨어요. 언니가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
“ 어허… 처제, 그렇게 날 위로하지 않아도 돼. 나 괜찮아. 정말 괜찮다니까! ”
“ 고마워요, 형부. 대신 예쁜 처제가 있잖아요. 형부 허전할 때면 언제든지 저에게 얘기해요. 제가
말동무 해드릴게. ”
“ 그래? 앞으로는 처제 덕분에 하루하루가 신나겠는 걸? ”
“ 정말? 다행이다. 전 형부가 언니 때문에 속상해 우리 모두를 외면할까 걱정했는데. ”
내가 앉아있는 자리로 건너와 앉으며 내손을 꼭 잡고 하는 말이었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무척 신경을 쓰고 있는 처제였다.
“ 이런 바보. 난 언제나 처가의 가족이야. 그럼 처제는 내가 언니와 그리되었다고 날 남이라 생각하
려했어? ”
“ 아녜요, 아녜요. 언니와 헤어졌어도 형부는 형부예요. ”
손을 좌우로 흔들며 말을 할 때마다 살짝 살짝 드러나는 미소가 너무나 아름답다. 오늘 따라 처제의
봉긋한 젖가슴이 유난히도 눈에 들어왔다. 아니, 젖가슴뿐만 아니라 짧은 미니스커트 속의 하얀 허벅
지도 내 눈을 자극했다.
“ 이렇게 착하고 예쁜 우리 처제 남자친구는 좋겠다. ”
처제가 정색을 하며 내 얼굴을 노려보았다.
“ 형부, 저 남자친구 없어요! ”
“ 이런, 처제 같은 멋진 여자에게 애인이 없다니. 거짓말이지? ”
“ 정말이에요, 형부. 저 아직 한번도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걸요. ”
“ 한번도? 왜? 따르는 남자가 없어? ”
“ 아녜요. 많아요. 그런데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거든요. ”
“ 처제는 어떤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
“ 형부 같은 사람, 전에도 말했잖아요. 형부 같은 사람 있으면 시집간다고! ”
말을 한 후 부끄러운 듯 처제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 그럼 나와 꼭 같은 사람 찾아봐 줄까? ”
은연중에 내입에서 처제의 마음을 떠 보는 말이 튀어나왔다.
“ 피이…, 전에도 찾아준다 해놓고선! ”
“ 그랬나? 알았어, 이번엔 기필코 내 찾아볼게! ”
순간 처제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 정말요? 그럼 당장 만나봐야지. 언제 소개시켜 줄 거예요? ”
“ 급하긴. 알았어, 내 빨리 찾아볼게! ”
농담처럼 오가는 말에 처제가 어리광부리듯 보챘다.
“ 그럼 그 사람 찾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네? 난 당장 보고 싶은데…. ”
“ 그리도 급해? 지금까지 남자친구 없이 잘 지냈다며? ”
“ 아이… 형부, 그때는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형부가 소개시켜 준다니까 마음이 급해지잖아
요. ”
“ 허허허 이를 어쩐다? 알았어, 그럼 이렇게 하자. ”
“ 어떻게요? 빨리 말해요! ”
“ 그게… 음, 그래. 나 같은 사람이 찾아질 때까지 내가 대신 남자친구 하지 뭐! ”
“ 안돼요. 그건 싫어요. ”
아차, 내가 말을 너무 무리하게 한 건가? 머쓱한 표정으로 처제를 보며 멋쩍게 웃었다. 그런 내 얼굴
을 빤히 들여다보던 처제가 장난치듯 말을 하며 내 어깨에 살며시 기댔다.
“ 형부, 그건 안돼요. 애인이라면 몰라도 친구는 싫어요! ”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기 위해 어깨에 기댄 처제를 살며시 떼어 놓으며 나무라듯 말했다.
“ 뭐, 애인? 처제, 형부 놀리면 벌 받는다? ”
졸지에 언니와 결별한 나를 측은하게 여겨 위무하려는 생각인가? 처제가 의외로 살갑게 다가들었다.
“ 아닌데? 정말인데! 형부, 전 어릴 때부터 형부가 좋았어요. 그래서 크면 꼭 형부 같은 남자 만나
서 결혼하고 싶었어요. ”
“ 허허허… 그랬었나? ”
지금 이 순간 딴 말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 형부는 몰라도 저의 마음에는 항상 형부가 자리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남자친구를 사귀
지도 못한 거예요. ”
“ 처제, 언니 일로 더는 내 마음 편히 만들어 주려 노력하지 않아도 돼! 난 괜찮아. ”
“ 그게 아닌데? 형부가 언니와 이렇게 되어 버리니 제가 더 슬퍼지는 거예요. 언니와 헤어지고 나면
저와도 멀어질 것 아니에요! ”
처제의 눈자위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내입에서 급히 말이 튀어나왔다.
“ 처제, 걱정 마. 비록 언니와 헤어졌다고 해나 나는 처가를 지킬 거야. 그럼 처제도 항상 내 곁에
있을 수 있잖아. ”
“ 정말? 그렇다면 안심이네. 고마워요, 형부! ”
처제의 상체가 와르르 내 품속에 무너졌다. 코밑에 다가온 처제의 머리카락의 냄새가 향기롭다.
자세가 흐트러지며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순백색 팬티가 살짝 드러났다. 그 흔하디흔한 야한 팬티가
아닌 하얀색의 소박한 팬티가 처제의 순결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설레었다.
“ 많이 늦었다. 어서 출발하자. ”
더 이상 여기에 머물다가는 처제에게 추한 꼴을 보이겠다 싶어 얼른 자리에서 일어서는 나를 지켜 보
던 처제의 표정이 조금은 서운한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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