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9일 일요일

adult[야설] 비밀의 방 16부


진혁의 페니스가 보지 속 깊은 곳까지 육박해 들어온다. 페니스가 진퇴를 할 때마다 보지 속 깊은 곳의 돌기들이 자지러지는 쾌감에 몸서리친다. 진혁의 페니스가 보지 속을 짓이길 때마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규칙적인 신음을 흘린다.

“하아! 으 읍.......하 으........하 아.......!”
“아, 아줌마 미치겠어.”
취기와 쾌감으로 얼룩진 나는 무아지경의 늪 속에 빠져든다. 진혁이 나이답지 않게 내 다리를 허리에 걸치고 페니스를 몸 속 깊은 곳으로 돌진 시킨다. 나는 기절 할 것만 같은 희열 속에 몸부림친다. 별안간 진혁이 엎드리더니 내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기며 진절머리를 친다. 온몸이 진혁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충격에 휩싸인다.
“모......,몰라. 하 윽!”
“아, 아줌마.”
그리고 다음 순간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페니스로 보지 속을 헤집으면서 진혁의 손가락 사이에 클리토리스를 돌돌 말아 쥐고 마찰을 일으킨다. 온몸의 피가 머리끝으로 뻗치는 쾌감이 일어난다. 클리토리스를 쥐고 있던 손가락이 페니스로 채운 보지 속으로 들어온다.
페니스와 손가락이 동시에 보지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충격으로 벌린 입을 다물지를 못 했다. 얕은 통증과 함께 보지가 터져 나가는 팽만감에 기절할 것만 같았다. 통증을 수반하는 희열이었다. 나는 보지 속으로 들어온 진혁의 손을 뿌리친다. 그리고 허리를 들어 올리며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깊이 받아 드리려고 몸부림친다. 진한 오르가즘을 느낀 몸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샘물이 용솟음치며 흘러나온다. 진혁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신음을 터트렸다.
“그, 그만 나 미치........”
“헉 ! 아, 아줌마 나 못 참겠어. 아줌마 보지가 자지를 옥죄이는 것 같아.........”
진혁이 내 몸을 부둥켜안으며 몸을 부르르 떨더니 경직한다. 나이어린 진혁의 페니스에서 뜨거운 용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와 자궁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 같다. 혼미한 회오리 속에서 나는 생리일이 언제였던가를 기억해내려고 한다.
아무리 나를 여자로 알고 욕구를 채운 진혁도 어쩔 수 없이 나이어린 학생에 불과했다. 사정을 하고 난 진혁이 나에게서 벗어나더니 쑥스러운 미소를 흘리고 재빨리 침실을 나갔다. 진혁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잘한 성감과 회한이 엇갈리는 혼란 속에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은 도저히 일찍 일어날 수가 없었다. 취중이었지만 진혁과 성교를 한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났다. 비록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불쾌하기 이를 데 없다. 생각할수록 내 자신이 추악해 보이고 다시는 진혁에게 유린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슨 핑계를 내세우던지 할머니 가족을 이사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일어나 친정으로 가서 민호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현기증을 참지 못해 다시 침대에 누웠다. 어두워지는 저녁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대문 열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뒷방 식구들도 모두 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늦은 저녁에 대문을 열고 들어올 식구가 없었다.
커튼을 젖히고 밖을 내다보니 남편의 모습이 보인다. 잊을 만하면 들어오는 남편이 반가울리가 없었다. 나는 다시 침대위에 웅크리고 누웠다. 남편이 침실로 들어와도 잠이 든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다. 침실로 들어와 잠시 침대위에 누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편이 혼자 놀고 있는 민호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화장대 의자에 걸터앉으며 불쑥 말한다.
“어제 저녁에 태호하고 술 마셨다면서?”
“.........!?”
남편은 내가 잠들지 않은 것을 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시동생 태호가 나를 만난 것을 남편에게 전화 했던 모양이다. 침묵이 흐르지만 남편과 나는 서로의 마음을 읽고 있는 것이다. 남편은 남편대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있다. 나는 사랑이 멀어져가는 남편을 기다리다 고독을 이기지 못해 다른 남자의 가슴에 안겼다. 나도 남편도 서로에게 다가설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의외의 남편 말은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미안해. 당신이 힘든 건 알아.”
“..........!”
“약이라도 먹은 거야?”
“..........”
“웬 술을 그렇게 마셔?”
“.........”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다시 흐르고 남편이 안고 있던 민호를 내려놓고 방을 나간다. 그리고 어디를 가는지 대문을 나서는 것 같다. 남편이 다시 집을 나간 것으로 알고 일어났다.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으로 세수를 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빗질하였다. 그런데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집을 나섰던 남편이 다시 돌아왔다. 거실에서 마주친 남편이 나를 측은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불쑥 내민다.
“이 약 먹고 기운 차려.”
“........!?”
남편의 손에서 내민 것은 약봉지였다. 남편은 다시 집을 나간 것이 아니라, 약국에 다녀 온 것이다. 남편이 나를 위해 무엇인가 배려를 하는 것은 오래간만의 일이다. 마지못한 척 봉지를 받아들고 돌아서지만 콧등이 시큰해진다. 약봉지를 전한 남편이 서재로 들어가더니 오랜 시간동안 인기척이 없다. 문틈으로 살펴보니 책상위에 서류들을 잔득 펴놓고 문서를 작성 중이었다. 아마도 회사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것 같다. 날씨가 추워져서 침실로 들어올 남편을 피해 거실에 잠을 청할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침대위에 누워 남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새벽 세시가 지나서 눈을 떠보니 어느새 침대위에 남편이 등을 지고 잠들어 있었다. 왠지 남편과의 사이에 담장이 가로막힌 것 같고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남편이나 나나 순수하지 못하고 더렵혀진 육체 같았다.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민호가 칭얼거리는 소리에 일어나 보니 창문 커튼사이로 햇살이 가득하다. 벽시계가 여덟시를 지나고 있는데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부리나케 일어나 서재 방문을 열어보아도 남편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내 가슴에는 다시 두려움의 먹구름이 짙어진다. 장현우가 전화로 ‘어떤 일이 벌어져도 후회하지 마!’ 라는 말이 뇌리 속에 파문을 일으킨다. 어떠하던지 장현우를 만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나를 두렵게 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 시시때때로 내 주변을 맴도는 검은 먹구름들을 정리하고 싶다.
주변의 두려움 중에 손쉽게 정리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한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뒷방의 진혁이었다. 뒷방 할머니 식구를 내보내야 한다고 결심한다.. 어쩌면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의지가 더 큰 두려움을 안긴다.
지금은 진혁과 예진이가 등교를 하고 할머니 혼자뿐이기에 말을 할 기회라고 판단한다. 할머니에게 진혁 때문이라는 말은 할 수 없다. 정말 내가 필요하기에 오히려 간청해야한다. 민호를 데리고 거실을 통해 뒷방으로 향한 문으로 들어갔다.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던 할머니가 반긴다.
“아! 민호 엄마 그렇지 않아도 가 보려고 했는데.”
“네! 왜요?”
“산나물 팔다 남은 것을 버무렸는데 가져다주려고. 한번 맛 좀 봐.”
눈가에 주름진 미소를 띤 할머니가 산나물을 집어 내 입에 넣어준다. 고소하고 향기가 짙었다. 냉정하게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상한 할머니의 마음이 나를 주눅이 들게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입장은 아니었다.
“정말 고소하고 맛있네요. 뭐 저희까지 신경을 써 주세요?”
“많지는 않아. 조금 담아 줄게 가져다 먹어봐. 난 오늘은 일찍 시장에 나가봐야 하거든.”
“할머니 고마워요. 바쁘다고 하는데 드릴 말씀이 있어서......”
“무슨 말!? 하여튼 손 씻을 동안 잠간 앉아 있어.”
고무장갑을 벗은 할머니가 수도꼭지를 틀고 손을 씻기 시작한다. 민호를 안고 방바닥에 앉아 할머니를 바라본다. 손을 씻고 돌아선 할머니가 환한 얼굴로 다가와 앉는다. 민호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민호는 커서 한 가닥 할 거야. 얼굴도 잘 생기고 의젓하니까.”
“할머니가 예쁘게 봐주니까, 그렇지요.”
“아냐! 나도 아이들 많이 봐 왔지만, 분명히 민호는 사주도 잘 갖고 태어났을 거야.”
식구처럼 대하는 할머니에게 집을 비워 달라는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내 의중도 모르고 민호를 끌어안고 칭찬을 늘어놓는다. 어떤 말로 서두를 깨내야 하는지 궁리를 하는데 할머니가 먼저 물어본다.
“그래 무슨 말인데?”
“저.......섭섭하시더라도 언짢아하지 마세요.”
“무슨 일 인데.......?”
할머니가 내 표정을 살핀다. 철없는 민호가 자신을 좋아하는 할머니에게 매달려 응석을 한다. 나는 얼른 민호를 할머니 품에서 받아 안으며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실은요. 할머니 방이 필요해서요.”
“방........!?”
그때서야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찌푸려지며 수심이 가득해진다. 나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시동생 때문이라고 핑계를 했다. 대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시동생이 서울로 전근을 오는데 한 집에서 살기로 했고 그래서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너무 미안해서 이사비용과 한 달 월세 비용을 내가 지불하겠다고 했다.
내 가족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할머니도 시동생에 대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한동안 수심이 가득하던 할머니는 더 추워지기 전에 이사 갈 집을 빨리 구해야겠다고 하면서 시장으로 나갔다. 한집 식구같이 의지하던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내심 괴로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막상 할머니마저 떠내 보낸다고 하니 마음이 허전했다.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두려움은 더욱 짙어졌다. 다시 전화를 한다던 장현우에게서 연락이라도 왔으면 덜 두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장현우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공포의 두려움을 갖게 하던 트럼프 카드 같은 것도 배달되지 않았다. 언론에서 전하는 장현우 탈주에 대한 수사상황도 답보상태였다. 하루하루가 마치 폭풍전야 같았다.
할머니가 급히 이사 갈 집을 구했는지 일주일 만에 이사를 한다고 아침부터 서둔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할머니 이사를 거들고 싶었지만 진혁과 마주치기 싫어서 거실 창문 사이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삿짐을 다 싫고 보증금을 받으러 들어온 할머니가 언제든지 방이 비워지면 다시 달라고 부탁을 한다. 나는 약속한 비용에 용돈까지 챙겨주며 할머니의 부탁을 받아 주겠다고 했다.
할머니가 이사를 가고 집안은 황폐한 벌판처럼 삭막하기만 하다. 날씨도 춥기도 하지만 어깨가 시리고 한기마저 느낀다. 오전 내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집안을 서성거렸다. 맨 정신으로는 고독함과 두려움을 견딜 수 없었다. 결국은 오후 세시가 지나서 슈퍼에 나가 소주 한 병을 사들고 들어왔다.
거실 탁자위에 소주병과 간단한 안주를 놓았다. 그리고 으스스한 한기를 참지 못해 모포를 뒤집어쓰고 소파에 앉았다. 소주 한잔을 마시고 나니 위로 넘어가는 느낌이 짜르르하게 전달되어 온다. 한잔씩 마실 때마다 세상이 우스꽝스럽게 느낀다. 집안에서 내가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처음 보는 민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본다.
술 몇 잔을 들이켜고 나니 나를 두렵게 하는 의문들을 파헤치고 싶다. 전화기 옆으로 다가가 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장현우의 휴대폰 번호를 누른다. 몇 번을 눌러도 없는 국번이라는 메시지에 실망스럽고 암담하기만 하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건만은 아니다. 남자와 여자 모두 고통스러울 때면 지난 시간을 음미해 보기 마련이다. 내가 진정 장현우에게 의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사랑....... 아니면 현실 도피.......아니면 단순한 성욕을 달래기 위한 욕망인가? 장현우로 인해 고독함을 잊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두렵고 고통스럽다.
아니 어쩌면 아직도 나는 장현우를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아니면 남편을 기다려야하는 지겨운 시간들을 그가 메워주는지도 모른다. 장현우는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에 대한 집념으로 보아 에로스적인 사랑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플라토닉적인 정신적인 사랑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소주 한 병을 비우고 나니 어지럽고 졸음이 온다. 민호는 혼자 놀다가 지쳐 내 가슴에 안겨 잠이 들었다. 아빠와 엄마를 잘못 만난 민호가 측은하게 보인다. 민호를 안고 침대에 누웠다. 취기로 인해 스르르 눈이 감긴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나는 습관처럼 소주를 마시기 시작한다. 술이 깨는 동시에 잠에서 깨어나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싫어 다시 술을 마신다. 차라리 장현우에게서 어떤 말이라도 전화가 왔으면 좋겠다.
며칠을 두려움에서 벗어나려고 술과 전쟁을 했는지 모른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보고 놀란다. 생기도 없이 갑자기 피폐해가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이런다고 해서 누가 나를 동정을 할리도 없고 동정을 받기도 싫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이 시간만은 생기 넘치는 삶을 살고 싶다.
사우나탕이라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민호를 데리고 집을 나선다. 대 낮인데도 사우나탕에는 여자들이 많다. 모두 제잘 난 맛에 벌거벗고 있지만 왠지 혼이 없는 마네킹들 같다. 엉덩이가 큰 여자, 젖가슴이 큰 여자, 살찐 여자, 각선미가 두드러진 여자들 모두가 누구를 위해 자신을 가꾸는지 모르겠다. 과연 자신만의 충족감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남자들의 시선을 끌고 남자들의 손길을 원하는 것인가.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보이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가 일 것이다. 결코 육체의 아름다움을 보인다는 것만은 아니다. 누군가의 손길에서 희열을 느끼고 싶은 것이리라 생각한다.
사우나탕을 나오는데 휴대폰을 보니 통화가 걸려온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전화번호이기에 무관심하게 여기고 헤어숍에 들렸다. 오래간만에 머리를 만지고 나오는데 휴대폰 벨이 울린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사우나탕 안에 있을 때 걸려온 전화번호이다.
요즘은 걸려오는 전화도 없었다. 자주 안부를 물어오던 미영에게도 전화가 오지 않았기에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반갑기도 하고 소름이 끼친다. 장현우의 목소리였다.
“지금 어디야? 집에 전화 하니까, 안 받던데.”
“응, 미장원에.......”
“지금 만날 수 있어?”
“.........!?”
그렇게 전화라도 오기를 기다렸지만 막상 목소리를 듣고 나니 망설여진다. 협박조의 말을 하던 그가 만나자는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혹시 이 시간에도 내 모습을 보고 있을 것만 같은 그가 두렵다. 내 주위를 맴돌고 있으면서도 물어 오는지도 모른다. 현기증을 느끼는데 그가 재차 물었다.
“지금 시내로 나올 수 있냐고?”
“나를 의심하고 다시 만난다는 거야?”
“......그때는 내가 오해를 했어. 경찰들이 호텔 주변에 깔려 있기에.......”
“어딘데?”
“강남 신천역 근처의 글라스 호텔이야.”
“.......거기 위험하지 않아?”
나도 모르게 장현우를 걱정하고 있었다. 정말 그를 염려하는 말인가를 내 스스로를 돌이켜 본다. 아니면 그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말인지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두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어 그가 나를 만나고 싶은 간절함을 짙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 예상은 맞았다. 잠시 뜸을 드리더니 그가 강한 어조로 말한다.
“염려 마! 지방이나 변두리보다 서울 도심지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해.”
“그러다가 잡히면 어떡해? 차라리 자수하는 게........”
“염려 말라니까! 경찰이 와도 피할 준비가 돼있고, 중국으로 밀입국 할 준비 다 돼있어. 일 년만 있다가 새로운 신분으로 다시 귀국할 거야.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
장현우가 미래에 대한 준비를 다해 놓았다는 말에 공포를 느낀다. 혹시나 출국을 하면서 계획적으로 나에게 어떤 보복을 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다고 그와의 만남을 포기 할 수는 없었다. 망설이는 동안 그가 다시 재촉하였다.
“전번에는 정말 미안해. 여기 글라스호텔 704호실이야. 지금 올 거지? 오랫동안 통화 할 수 없어.”
“........알았어.”
어쨌든 나는 승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국내에서 벗어나면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으면서도 아쉬웠다. 설령 좋지 않은 결과가 있더라도 그동안의 의문들을 풀기위해 마지막으로 장현우를 만나야 한다는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부리나케 민호를 데리고 친정으로 갔다.
사우나와 머리 손질을 해서인지 한결 생기가 있어 보였던 모양이다. 나를 본 친정어머니 표정도 밝아 보인다. 동창생 모임에 다녀오겠다면서 민호를 어머니에게 부탁하고 집으로 향했다. 잡 안으로 들어서니 새삼스럽게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정원이 쓸쓸하게 보인다.
연한 핑크색 블라우스와 스커트위에 가벼운 코트로 갈아입은 뒤에 승용차를 몰고 집을 나왔다. 정오가 지간 거리는 복잡하지 않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신천동에 도착했다. 고층 빌딩들 사이의 글라스호텔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호텔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밝은 대낮부터 호텔 주차장에 세워 놓은 승용차를 누군가 알아보지 않을 것인가를 염려하서였다. 하지만 낯선 강남이기에 안심하고 지하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차를 주차시켰다.
한산하기만 한 호텔 프론트를 살펴보고는 곧장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도둑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7층에 내려 희미한 등불의 복도를 걸어가는데 암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704호실 문 앞에 서서 잠시 주춤 거리다가 문을 노크하였다. 소리 없이 문이 빠끔히 열리고 장현우의 모습이 나타난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장현우의 표정은 몹시 복잡한 감정이 엇갈려 있었다. 잡아끌듯이 나를 문안으로 들여놓은 그가 재빠르게 문을 잠근다. 창문 쪽에는 두터운 커튼이 내려있는 꽤나 넓은 룸이었다. 한쪽 벽으로는 자고 일어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다. 가운을 걸치고 있는 장현우를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
“식사는 제때에 하는 거야?”
“응, 지금 아무 말도 하지마라 줘.”
그가 허겁지겁 나를 껴안았다. 거친 그의 숨소리를 오래간만에 들으니 그동안의 혼란스러움도 잊어버리고 흥분이 되었다. 그의 입술이 입술을 덮쳤다. 그의 가슴에 꼭 끌어안기니 녹아 버릴 것만 같은 심정이다. 격정의 키스를 하며 그가 중얼거렸다.
“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도희와 함께 죽어버리고 싶어.”
“..........죽는 건 싫어.”
치밀어 오르는 흥분이 죽음이라는 그의 말에 더욱 뜨겁게 끓어오른다. 죽음은 두렵고 지금까지 느껴온 두려움도 다시 살아난다. 하지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그의 열정으로 가득한 입술과 손길이 나를 자극한다. 그의 가슴을 파고드는 나의 신경들이 민감하게 살아난다. 그에게 입술을 빨리면서 온 몸에 전율이 감돈다. 진한 키스를 퍼붓던 그가 나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내려다본다.
“도희를 누구에게도 뺏기기 싫어. 민호 아빠에게도.......! 그래서 차라리 같이 죽고 싶어.”
“싫어~! 죽음은 무서워. 혹시........나에게 보복하려던 거 아냐?”
“보복!? 하하.......지금 그 대답이 필요해? 물어 보지 마. 그냥 사랑하고 싶어.”
나는 정말 그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많은 시간동안 내 주위를 감도는 의문의 안개를 걷어 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대답도 내가 더 이상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았다. 머리를 끌어안은 그의 혀가 내 입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의 뜨거운 체온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짜릿한 감각을 느끼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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