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일 목요일

adult[야설] 난륜여행(亂倫旅行) -3부


▣ 제 3 회 삶의 화음

큰처남댁과 그 일이 있은 후 한 주가 지난 일요일, 장맛비가 줄기차게 내려 하루 종일 짜증나는 휴일
이었다.
“ 드세요. ”
거실에 앉아 담배 한대를 피워 물고는 정원에 내리는 굵은 빗줄기만 바라보고 있는 내게 집사람이 커
피 잔을 내밀었다.
“ 고마워, 근데 막내처제는 언제 결혼을 하려나? ”
“ 아직 생각조차 없나 보네요. 그보다 여보! ”
“ 왜? 할 말 있어? ”
집사람의 목소리가 조금은 이상하게 들렸다.
“ 저... 있잖아요? 우리 애들 미국 보내면 안돼요? ”
애들이라고는 아들도 아닌 딸만 둘,
여기서도 학교 잘 다니고 있는 딸아이를 유학 보내자는 말이다. 하기야 두 딸년도 제 어미 닮아 겉치
레 요란하고 허영기가 다분하기는 하다.
“ 애들을 그 먼 곳에 보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
내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그러자 오히려 아내가 더욱 화가 난 표정이다.
“ 이번에 기회가 좋단 말예요! ”
목소리가 앙칼지다.
“ 기회는 무슨! ”
“ 그런 게 아니에요. 애들 과외선생님이 두 달 후에 미국으로 가요. 그때 우리 애들 데려가 자기가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어요. ”
제임스인가 뭔가 하는 그 영어선생이 귀국을 하는가 보다.
한번 고집부리면 앞뒤 가리지 않는 아내의 성격, 또 한번 우리 집에 분란이 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
다.
“ 알았어. 생각해 볼게. ”
이쯤에서 말을 접어야 더 큰소리가 오가지 않을 것만 같아 우선은 생각해 보마 말을 막으며 아내와의
논쟁을 끝내려 했다. 그런데 집사람이 엉뚱한 말을 꺼냈다.
“ 참, 여보. 당신이 큰오빠 댁에 한번 가 봐요. 어제 부부싸움이 크게 났었나본데, 내가 가보려고
해도 올케언니가 오빠 편만 든다, 화낼 것 같아서... ”
큰처남 집에 부부싸움이 났단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 무슨 일로 싸웠데? ”
혹시나 일전의 큰 처남댁과 관계 때문은 아닌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물어 보았다.
“ 몰라요. 또 올케언니에게 괜한 트집을 잡았겠지 뭐! 큰 오빠, 회사서 명퇴당한 후 퇴직금 주식해
서 몽땅 털어 넣고, 언니가 의상실을 하며 경제권을 쥐고 있으니, 큰오빠가 또 올케 언니 속을
뒤집어 놓았을 거예요. ”
그래도 혹시나 미심쩍은 생각에 두근거리는 가슴이 멈추지 않았다.
“ 알았어, 내 가보고 올게. 오랜만에 형님과 소주나 한잔 하며 기분 풀어주면 되겠지. ”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집을 나섰다.
* * * * * * * * * * * * * * * * * * * *
“ 누구세요? ”
초인종을 누르니 안에서 소리가 난다. 큰처남댁의 목소리였다.
“ 나요. ”
“ 어머머, 고모부 오셨네. 어서 들어오세요. 이걸 어쩌나 집안이 엉망인데... ”
조르르 달려 나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현관문을 열고 반갑게 맞아 주었다.
무얼 하고 있었는지 화장도 하지 않은 얼굴이다.
부석부석 부어 있는 모습에, 입은 옷은 짧고 하늘하늘한 실내복차림 그대로이며 세수조차도 하지 않
은 것 같았다.
내가 방문했다는 사실이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반색은 하면서도 행동은 안절부절 이었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거실은 온통 물건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고 탁자위에 놓인 소주병도 아직 치워지
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 형님은 어딜 가셨나? 애들도 안보이고...! ”
“애들은 어젯밤에 작은고모 댁에 갔어요. 그 양반... 밤부터 난리를 부리다 조금 전에 휭 하니 나
가버렸지 뭐예요. ”
“ 왜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
어차피 큰처남 달래려 왔으니 큰처남이 없으면 처남댁의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어야지 생각하며 아
무 것도 모른 척 물어 보았다.
“ 우리 그이 회사 쫓겨난 뒤 받은 퇴직금으로 주식하다, 그것도 제대로 되지 않아 모두 날리고 난
후부터 별일 아닌 것 갖고도 자주 화내고 그래요. ”
시무룩하게 말하는 큰처남댁을 보며 위로 한답시고 한마디를 던졌다.
“ 원래 남자들 다 그래요. 하던 일 그만두고 일 없어지면 예민해져요. 좀 이해해주지 그랬어요? ”
“ 고모부, 저 아무 말 안했어요. 그이가 화를 내도 내가 참아야지 하고 다 받아주고 그래요. 그런데
어제 밤에는... 흐흑! ”
하소연처럼 말을 하다 불현듯 지난밤의 감정이 치미는가, 큰처남댁의 눈에 눈물이 고이며 흐느꼈다.
그런 모습을 한동안 가만히 바라보며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섣불리 끼어들면 더욱 서러워 할 것
같아서였다.
“ 어제가 우리 결혼기념일이었어요. 해서 아침에 그이의 눈치만 지켜보고 있었지요. 거창한 선물 따
위를 기대한 건 아니에요. 그저 둘이서 영화라도 한편 보러가자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렸어요. ”
“ 그런데? ”
“ 아무 말 없었어요. 기다리다 못해 제가 먼저 영화나 보자고 말을 했어요. ”
“ 그럼 됐네요, 뭐! ”
“ 그게... 의상실에서 만나 함께 가기로 약속하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오지를 않았어요. 할
수 없이 집으로 들어왔죠. 그 양반 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있더군요. ”
“ 큰처남이 왜 의상실로 가지 않았을까? 약속을 잊었던 건 아니었어요? ”
“ 왔었데요. 마침 그 시간에 손님이 와서 야야기 중이었거든요. 의상실 창 너머로 저를 보고는 오해
를 하여 소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 거예요. ”
“ 오해? ”
“ 납품할 옷 다자인을 의논 하느라 그 손님이 내가 입은 옷을 만지고 들추며 설명하는 그 모습을 보
고는 오해를 한 거예요, 그 사람 손이 내 등 뒤의 단추를 끌러 보기도 하고 앞가슴의 레이스 달린 부
분을 만지기도하고 또 치마를 살피며 이야기할 때 손이 치마 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본 모양이에요. ”
“ 하하하... 오해 할만도 했었네? ”
“ 어쩜, 고모부도 생각하는 것이 똑같아! 그 손님과는 그저 일 때문이었을 뿐이란 말이에요! ”
서운하게 여기는 말투였다.
그녀가 내게 하소연 삼아 상황을 장황히 설명하는 동안 내 눈은 큰처남댁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소파 깊숙이 등을 기대고 앉아, 팔을 턱에 괴고 이야기 하는 큰처남댁의 자세는 얇은 실내복이 무릎
위까지 말려 올라가 허벅지 사이로 분홍빛 팬티가 거의 드러나 있었으며, 동그란 젖무덤의 곡선은 옷
위로도 선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그런 나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큰처남댁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 고모부! 제 말 듣고 있어요? ”
순간 당황한 나는 어물어물 변명을 늘어놓았다.
“ 아... 아니, 형님이 의상실 일을 제대로 모르고 오해하진 않았나, 그런 말이었는데...! ”
“ 똑같아... 똑같아! 남자들이란 모두 똑같아! 고모부까지 내게 그런 말하며 내 몸이나 훑어보고 있
고! 어떡해, 난 누구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위로라도 받지? ”
눈에서 눈물까지 뚝뚝 흘려가며 소리죽여 서럽게 중얼거렸다.
“ 미안, 내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그런데 집에 와서는 어찌 됐어요? ”
“ 저도 화가 났어요. 그래서 그이가 들고 있는 소주잔을 빼앗아 마신 후 말했죠. 살려고 열심히 일
하는 사람 이해하고 도와줄 생각은 않고 사람이 왜 그렇게 옹졸하냐고! 그러자 갑자기 “ 이년이 내
가 돈 못 벌어 온다고 무시 하냐 ” 면서 술병을 던지고 고함을 지르데요. 서운한 마음에 저도 내가
뭘 잘못했냐고 고함지르며 달려들었죠. 결혼기념일에 영화 한 편 보여 달라고 한 게 잘못이냐고 패악
을 부렸어요. ”
“ 허허, 그랬더니? ”
“ 제 뺨에 불꽃이 튑디다. 아차, 술 취한 사람 상대하면 안 되겠다 싶어 방에 들어가 방문을 잠가
버렸어요. 발로 문을 뻥뻥 차고 난리가 났지요. 애들 보기 부끄러워 애들을 작은고모 댁에 보내고 제
대로 한판 싸움을 벌였어요. ”
숨도 쉬지 않고 속사포같이 말을 계속하던 큰처남댁이 “ 휴우 ”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보았다.
촉촉이 젖은 눈동자로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 그이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저를 질질 침대로 끌고 가 내팽개쳤어요. 직업 없이 하루 종일 집안에
박혀 지내다 보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 질 거란 사실은 저도 잘 알고 있기에 항상 조심을 하며 지냈
는데, 어제는 저도 화가 나서 하지 않아야 될 말을 뱉어 버린 거예요. ”
“ 침대로 끌려갔다고요? ”
점점 호기심이 고개를 들며 다음이 궁금해졌다.
“ 남자들 다 그렇잖아요.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으면 여자의 몸을 정복해 우월감을 가지고 싶어 하
는 그 생각 말이에요. ”
“ 그래서 마냥 침대로 끌려갔어요? ”
“ 그럼 어떡해요? 폭력을 휘두르는데 끌려갈 수밖에요. 옷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알몸으로 침대에
던져져 덜덜 떨고 있었지요. 그이는 그냥 저의 다리를 벌리게 하곤 무작정 달려들었어요. ”
고개를 푹 숙이는 큰처남댁은 목덜미까지 발개져 있었다.
“ 얻어맞기가 두려워 그이가 시키는 대로 다리를 벌리고는 눈감고 입 꼭 다문 채 꼼작도 않았어요.
그런 저의 배위에서 한동안 헐떡거리더니 갑자기 일어나 한마디 하는 거예요. ”
“ 어떤 말을? ”
말을 들으며 그때의 광경을 눈 속에 그리느라 긴장을 한 탓인지 침이 목구멍으로 꼴깍 넘어갔다.
“ 어느 놈을 생각하기에 몸이 이토록 차갑게 식어 있냐고요. 그때부터 아침까지 계속 들들 볶더니
만 휭 하고 나가버린 거예요. 전 꼭 강간을 당하는 느낌이 들어 도저히 호응을 하지 못해 몸을 움츠
렸을 뿐인데. 후후후... 신랑한테도 강간당할 수 있다는 걸 어제 실제로 겪었어요. ”
기막힌 하소연이고 투정이었다.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명퇴가장의 자격지심이 아닐까? 그 또한 돈 잘 버는 멋쟁이 마누라를 둔 남편
의 초조함도 묻어나는 큰처남의 마음이었을 게다.
흐느끼며 이야기하고 화를 참으며 설명을 하는 큰처남댁의 마음 또한 얼마나 답답했을까?
온몸이 축 늘어져 맥이 빠진 듯 소파에 처져 아무렇게나 앉아있는 자세가 조심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한 남편의 흉을, 시누이 남편인 내 앞에서 투정하듯 늘어놓았다. 나와 몸을 섞었다는 사실이 마음
의 편안함을 가져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넋두리를 늘어놓을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 내가 위로하러 왔잖아요, 이제 마음 풀어요. 내 앞에서라도 실컷 이야기 했으니 이젠 마음이 좀
가벼워 졌을 거예요! ”
큰처남댁의 옆자리로 옮겨가 손바닥으로 등을 톡톡 두드리며 부드럽게 달래 주었다.
“ 흐흑... 고모부, 나 어떡해요? 속상해 죽겠어요. ”
점점 더 흐느끼는 큰처남댁의 얼굴에 맺힌 눈물을 옷소매로 닦아주며 가만히 품속에 안았다. 엷은 실
내복, 말려 올라간 옷자락, 마치 벗은 몸 그대로를 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 가만있자. 내가 형님 대신 영화관에 모실께. 결혼기념일 선물이라 생각하고 기분 풀어요. ”
“ 정말? 정말 영화 보여줄 거예요? 아이 좋아라. 잠깐만 기다려요. 저 금방 준비할 게요. ”
언제 그랬냐는 듯 반색을 하며 외출 준비를 하는 큰처남댁을 보며 속으로 한시름을 놓았다.
사실 난, 전날 큰처남댁과 나와의 그 일이 알려져 두 사람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었던 건 아닌가 걱정
하고 있었던 차였다.
“ 어떤 영화를 좋아해요? 오늘은 내가 선물하는 거니까 큰처남댁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해요. ”
“ 달콤한 애정영화 봐요. 오늘은 감미로운 영화를 보며 기분도 풀 겸 낭만에 젖어보고 싶어요. ”
“ 찐한 거? ”
큰처남댁이 상큼하게 눈을 치떴다.
“ 낭만이라니까? 고모부도 엉큼하게! ”
“ 알았어요. 싫다면 다른 영화 찾아 봐야지. ”
“ 호호호, 엉큼하댔지 누가 싫댔나? ”
“ 좋아요. 이레느부인이던가? 그 영화 보러 갑시다. 재미도 있어요. ”
“ 재미있는 거 어떻게 알아요? 고모부는 벌써 보셨나보다. 그런 영화를 혼자 보지는 않았을 테고,
누구와 갔는지 빨리 고백해요. ”
이제는 옆구리를 꼬집어 가며 애교를 부렸다. 벌써 들뜬 마음이 외출 준비를 하며 팔짱을 낀 내 팔에
까지 전해져 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